영암설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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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 이야기 미암면

도깨비의 조화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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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그 전에는 여그서 우리 집에서 보면 저 건너 보인데서 파란 도깨비불이 요마나 해갖고 왔다 갔다 하고 옆으로 번지면서 막가고 그랬어라. 날 궂고 비 올라고 하면 파란 도깨비불이 보여라. 그라고 전에 쩌그 집터에 살든 할머니가 이라고 앙거 있다가“오매, 모닥불 봐라.”그래, 그라면 문 열고 보면 도깨비불이 모닥불 모양으로 훤해 갖고 그냥 타 올랐다가 꺼지고 그래. 그라고 나면 내중에 비가 와라.
(조사자 : 지금도 도깨비불이 나옵니까?)
 그전에는 비 올라고 하면 잘 난디, 이 글년에는 안 나든만. 그라고 옛날에 우리 집에서 들으면 여그 우게 집에서 도깨비 소리가 둥~둥 울렸어라. 도구질 하는 소리가 들리고, 치로 까불어 갖고 탁 치고, 까발치고 그랬어라. 그것이 절구통 도깨비여. 그라면 부자된다 했어라.
 그라고 거그서 조 선생이 살 때 집 원채가 불났거든. 그래갖고 성주 할라고 나무개를 한디, 그때만 해도 나무개가 엄청 귀하제. 그랑께 뒤에 팽나무를 하나 비어 눕혀 부렀어라. 철륜 우게 잇는 나무를 그냥 이렇게 무조건 비어불면 안 되는디.
(조사자 : 철륜 우게가 무슨 말입니까?)
 그랑께 먼 말이냐 하면 집 우게 집으로 해서는 큰 자리 집 뒤에를 말하제. 인자 밭 메고 와서 보리밥 해 먹고, 부엌에서 설거지 하고 있는디, 이렇게 나뭇가지 부닥치는 소리가 납디다. 뚜글뚜글 하고, 나무 비어서 굴리는 소리도 나고 그랍디다.
 그란디 설거지 다 하고 방에 들어온께는 남안 성님이 뒷문 열고 불러싸서 대답 항께는“인자고싸 먼 소리 들어봤소.”그라길래“아 먼 나무가 부닥치는 소리가 납디다.”그랑께는“그랍디요.”하고 문을 닫혀 불고 가붑디다.
 남안 성님도 그 소리를 들었응께 나한테 물어봣제. 그것도 도깨비 소린디, 도구통 도깨비가 팽나무에서 살었다고 합디다. 그날 오전에 팽나무를 비었는디, 그날 저녁에 도깨비 소리가 났어라.
 그란디 집 짓고 일 년 살다 이사 갔는디, 얼마 안 있다가 죽었어라. 그라고 그 작은 집에서 이사 옴시로부터 그 소리가 딱 그치고 안 납디다.
(조사자 : 도깨비불에 홀려 피해본 마을 사람이 있었나요?)
 그전에는 큰길이 없어서 다 이리 재 넘어 다녔제. 언젠가 쩌그 아재가 장에 갔는디, 낮에 갔다가 저녁까지 안온께, 새벽까지 찾으러 댕긴디, 어서 먼 소리가 나서 가본께, 쩌그 뒤에 머시기 꼬랑창에가 이라고 딱 무릎 꿇고 그라고 있었제. 그랑께 사람들이 도깨비 홀려갖고 정신이 나갔다고 그라든만, 그란디 삼 년 만에 죽었어라.
 도깨비 홀리면 거지다 삼 년 안에 죽은디, 삼 년 안에 안 죽으면 겁나게 오래 산다고 그런 말이 있어라. 그라고 도깨비불은 심장이 강한 사람한테는 안보이고 약한 사람한테만 보이고 그래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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